제가 일할 때 귀여운 수쌤께서는 자주 "아침에는 식사당번, 저녁에는 불침번에 때때로 완전무장 연병장을 구보하니"라며 흥얼거리십니다. 그리고 우리 SN들이 오면 "아쎄"라고 하시며, 실수한 경우에는 "찐빠 낸 것이냐"고 하십니다.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. 또한 약물이 떨어지면 EMR에 청구를 넣지 말고 옆 병동의 약물을 긴빠이 치라고 말씀하십니다. 그 외에도 식당에서는 식판을 '츄라'라고 하시고, '이쁘다', '멋있다'를 '짜세 난다'라고 하는 등 다양한 표현들을 사용하십니다. 구내식당도 '구내식당'이라 하지 않고 '주계장'이라고 하셔서 처음에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. 회식 자리에서 노래방에 가서도 "사랑에는 약한 간호, 병동의 사나이 병실에서 보는 환자 달링 알러뷰"라며 군가를 개사해 혼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, 한편으로는 그 분위기에 어리둥절하기도 합니다.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. 그는 백령도 해병대에서 전역한 분이시고, 간호로 오신 이유도 원래 노가다를 하셨던 분으로, 노가다판에서도 해병대의 그 느낌이 없어서 실망하시고 퇴사한 후에 간호조직이 해병 같이 기합 차 보이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공부해서 들어오시게 되었다고 하십니다.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해병대의 그 자체고 완전 기합 찬 조직으로 느껴지셔서, 마음에 들어 눌러 앉다 보니 수쌤이 되신 것이라고 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