실습을 진행하던 중에 제가 유심히 지켜보던 환자분이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습니다.
정확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, 당시에는 심전도를 읽는 방법조차 잘 몰랐던지라 지금 돌이켜보니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. 그때 처음으로 루카스를 통한 CPR을 목격했습니다.
사실 당시에는 생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지 않았었던 것 같습니다. 그 자리에 계시던 선생님들 대부분이 많이 바쁘셔서, 고연차이신 한 분께서 돌아가신 환자분의 마지막 정리를 준비하시던 중 자연스럽게 제가 어떤 부분에서 도와드릴 수 있을지를 말씀드렸습니다.
그래서 몸에 붙어있던 기관절개관, 수액 라인, 심전도 기계 리드, 산소 줄 등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드렸습니다.
기관절개관을 제거할 때였는지 그 전에였는지 정확히 기억나는 건 없지만, 폐에서 남아있던 공기가 빠지는 소리가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.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편안하게 잠자고 계신 것처럼 보였습니다.
환자분은 항상 의식이 없는 상태이셨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.
어찌어찌 마지막 정리를 마치고, 환자분을 데리고 가시는 분들이 오셨습니다. 그 분들이 환자분을 인사하며 데리고 가기 전, 익숙해 보이지 않는 후배 승무원을 교육하는 사수를 바라보며, 결국 그 자리는 완전히 비워졌습니다.
이 환자분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저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.